[上편에 이어]

올해 ADCC -87kg급에서 하나 팬들을 실망시키는 것이 있다면 바로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의 불참이다. 동 체급 2003년 준우승, 2005년 우승의 성적을 지닌 부동의 우승후보 소우자는 오는 19일 열리는 GFC(Gracie Fighting Championship) 참가를 이유로 출전하지 않는다.

소우자를 제외하고 이 체급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는 데미안 마이아다. 스탠딩 레슬링은 물론, 그라운드에서도 탑 포지션과 가드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압박 스타일로 경기를 푸는 마이아는 이상하게도 주짓수계 최고의 대회인 문디알과는 큰 인연이 없었다. 2005년 문디알 체급 3위를 한 것을 제외하곤 문디알에서 딱히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적은 없다. 하지만 그 실력만큼은 알짜배기다.

브라질 상파울로의 명문팀 브라사소속인 데미안 마이아는 소우자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지니고 있다. 2005년 5월 열린 ADCC -87kg급 결승전에선 소우자에게 0 : -1의 스코어로 패했지만 2개월 후 열린 코파 도 문도(Copa do Mundo) 주짓수 대회에서는 소우자를 심판판정으로 제압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또한 2006 파울리스타 챔피언십 무제한급 결승에서는 가브리엘 곤자가를 삼각조르기로 꺾었을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소우자가 불참하는 올해 ADCC에선 2005년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99kg급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산데 히베이로다. 올해 ADCC -76kg급에 출전하는 사울로 히베이로의 동생인 산데 히베이로는 형과 마찬가지로 초일류 유술가다. 브라질에서 열린 각종 주짓수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2005년 ADCC에선 체급 3위, 무차별급 4위에 입상하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체급 준결승전 및 무차별급 준결승전에서 모두 호저 그레이시에게 패한 징크스를 지닌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프라이드 및 UFC에서 왕성히 활동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제프 몬슨은 +99kg급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다. 이때까지 언급한 우승후보들이 주짓수 중심의 선수라면 제프 몬슨은 레슬링과 주짓수가 혼합된 그래플링을 선보인다. 2005년 ADCC +99kg급에서 체급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제프 몬슨은 거의 모든 경기를 2-0, 또는 3-0 스코어로 끝내 ‘수면제중의 수면제’로 불리긴 하지만 탑 포지션을 유지하는 균형감각, 상대방의 서브미션을 차단하는 압박이 대단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1998년 첫 대회가 열린 이래 세계최고의 그래플링 대회로 자리 잡은 ADCC, 작년 12월 세계레슬링협회(FILA)에 의해 서브미션 그래플링이 공인받은 이래 더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03년, 2005년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이 탄생했다고 하면 올해는 기존의 강자들이 얼마나 그 세를 지켜갈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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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정 기자(riske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