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벤트에서 경기를 뛰겠다"

미국의 격투기뉴스 사이트 '더 파이트웍스 팟캐스트'가 '450전 무패'에 빛나는 전설의 파이터 힉슨 그레이시(46, 브라질)의 복귀가 연말이벤트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뉴스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브라질리언 주짓수 세계선수권 대회를 참관한 힉슨 그레이시는 인터뷰를 통해 "확실히 연말에는 경기를 뛸 것이다. 현재 여러 단체와 교섭을 하고 있다"면서 종합격투기 복귀의사를 밝혔다.

'무적의 파이터' 힉슨 그레이시는 브라질리안 주짓수의 최고수로 1994년에 개최된 발리투도 재팬 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 차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본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힉슨은 1997년 프라이드 1에서 일본 프로레슬링 대표 다카다 노부히코를 손쉽게 꺾으면서 그의 강력함을 더욱 알렸다. 1년 후 '프라이드 4'에서 다시 한 번 다카다를 암바로 꺾은 힉슨은 2000년 5월에 열렸던 '콜로세움 2000' 대회에서 판크라스의 강자 후나키 마사카츠마저 기절시키면서 종합격투기 최강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이후 그는 자기 아들 혹슨을 오토바이 사고로 잃게 되면서 현역에서는 은퇴하고 후진양성에만 주력해왔다. 갑작스런 은퇴는 그를 전설적인 인물의 위치로 끌어올리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그런 그이기에 현역 복귀 소식은 격투기계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의 과거 행적을 아는 사람들은 힉슨의 발언에 대해 냉담하게 반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힉슨은 2006년에도 연말이벤트에 참전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 그의 상대로 사쿠라바 카즈시가 거론되는 등 그의 복귀 소식은 각종 격투기사이트를 통해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단발 출전료로 최소 2억 엔(약 20억원)을 제시했고 당시 프라이드와 K-1은 그런 그의 터무니없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알려지면서 빈축을 샀다.

일부는 이런 힉슨의 행동에 대해서 "자신에 대한 자부심일 수도 있겠지만 무리한 요구를 해서 경기를 하지 않으려는 속셈"이라며 '단순 이름 알리기'라고 비판했고 일부는 "돈이 궁했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힉슨이 저런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할리 없다"면서 힉슨의 경제적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그의 발언이 단순히 '간'을 보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면 그는 종합격투기계의 '양치기소년'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양치기소년은 나이가 어리기에 철없는 행동으로 이해해 줄 수 있지만 46세라는 나이와 '450전 무패'라는 명성을 비추어봤을 때 이번에도 그의 이야기가 단순한 '허풍'이 되고 만다면 그의 명성에 흠집이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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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재 객원기자(hyojae32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