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시 헌터와 그레이시 가문 최강자의 대결이 드디어 실현될까? 인연의 끈으로 이어진 사쿠라바 카즈시(38, 일본)와 힉슨 그레이시(48, 브라질)의 대결이 12월 31일 K-1 다이너마이트(Dynamite!!)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00년 후나키 마사카츠와의 대결 이후 링에서 모습을 감춘 힉슨 그레이시, 그는 지난 8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브라질리언 주짓수 세계선수권 대회를 참관한 후 인터뷰를 통해 "확실히 연말에는 경기를 뛸 것이다. 현재 여러 단체와 교섭을 하고 있다"면서 종합격투기 복귀의사를 밝혔다.

매년 그의 복귀설이 나돌았지만 현실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힉슨이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해 힉슨은 종합격투기 경기 출전의사를 밝힌 다음, 한 경기 출전료로 약 20억원을 요구해 대진이 무산됐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K-1 대표 타니가와 사다하루가 힉슨 그레이시와 출전에 대해 협상했다고 직접 밝혀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타니가와 대표는 16일 인터뷰에서 "그저께 밤, 힉슨과 이야기를 나눴다. 힉슨은 언제라도 준비돼있고 경기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힉슨은 17일 '히어로즈 미들급 토너먼트 결승전' 슈퍼파이트에 미노와맨을 상대로 링에 오르는 자신의 제자 케빈 케이시의 세컨드 자격으로 최근 일본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세컨드를 보기 위해서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힉슨이 일본에 직접 왔다는 것은 K-1측과 협상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힉슨은 타니가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때 2, 3명의 일본인 파이터들을 상대후보로 꼽았다고 전해진다. 타니가와 대표에 따르면, 힉슨은 "만약 한다면 의의가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역사를 만든 파이터와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힉슨이 링에 다시 오른다면 사쿠라바와의 대결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8년 전부터 기대된 드림매치이기 때문. '그레이시 헌터'로 유명세를 떨친 사쿠라바는 계속해서 힉슨과의 대결을 요청해왔지만 힉슨은 2000년 후나키 마사카츠에 승리한 이후 링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 신주쿠 스테이션 스퀘어에서 열린 'K-1 히어로즈 미들급 결승 토너먼트 공개 기자회견'에 취재진들의 집중 관심을 받은 것도 바로 사쿠라바 카즈시와 힉슨 그레이시의 만남이었다. 사쿠라바가 힉슨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자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일본의 언론들은 두 사람이 함께 서있는 것만으로도 큰 관심을 표시했으며 12월 31일 대결 실현가능성에 주목하고 나섰다.

일단 출전료가 중요하다. 지난해에도 협상이 결렬된 바 있어 이 부분이 가장 민감하다. K-1측이 과감하게 큰 금액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면 이야기가 빨리 풀릴 수 있다. 힉슨이 여느 때와 달리 확실한 복귀의사를 표명했고 직접 움직일 만큼 의지도 있는 것으로 보여 사쿠라바 카즈시와의 대결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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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기자(doc2ky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