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그래플링 실력으로만 놓고 보면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보다 위라고 평가되는 UFC 헤비급 그래플러 가브리엘 곤자가(28, 브라질)와 파브리시오 베우덤(30, 브라질)이 4년 4개월 만에 다시 맞붙을 전망이다.

가브리엘 곤자가의 팀 대표 마르코 알반이 지난 29일 그레이시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두 주짓수 검은 띠들의 종합격투기 2차전이 내년 1월 영국 뉴캐슬에서 열리는 UFC 80에서 펼쳐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둘은 종합격투기 초보시절인 2004년 9월 브라질 대회 정글파이트(Jungle Fight)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경기에선 베우덤이 펀치에 의한 TKO승을 거두는 예상치 못한 장면을 연출했다.

가브리엘 곤자가는 그 패배에 대해 설욕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마르코 알반에 따르면, 곤자가는 코 부상으로 현재 훈련에 전력을 쏟아 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베우덤의 이름이 거론됐을 때 바로 출전오퍼에 승낙했다고 한다.

두 선수 모두 지난 UFC 경기에서 패한 터라 승리가 절실한 상황. 랜디 커투어에 패한 곤자가와 안드레이 알롭스키에 판정패한 베우덤은 승리를 거두고 타이틀에 도전할 기회를 노리고 있어 치열한 경기양상이 예상된다.

두 파이터는 세계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주짓수 대회 문디알(Mundial), 서브미션 그래플링 대회인 ADCC(아부다비 컴뱃 레슬링 챔피언십)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것을 제외하더라도 묘하게 공통점이 많다.

우선 미르코 크로캅이란 인물과 인연이 있다는 점이 꼽힌다. 곤자가는 지난 4월 미르코 크로캅을 하이킥 KO시키면서 종합격투가로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베우덤은 2005년 크로캅이 예멜리야넨코 표도르와의 경기를 준비할 때 그의 유술코치로 활약한 바 있다.

두 선수 모두 유술가 출신이지만 지금은 타격 보강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곤자가는 타격가 못지않은 예리한 하이킥 등을 앞세워 토털파이터로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베우덤은 아예 친정팀을 '악마의 소굴' 슈트복스 아카데미로 옮겨 종합격투기식 무에타이 기술 보강에 힘쓰고 있다.

4년 4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두 선수. 재대결의 양상도 의외로 타격전이 될 수 있다. 어차피 그래플링 싸움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포지션 싸움을 펼치게 된다면 기대완 다르게 지루한 경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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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기자(doc2kyo@gmail.com)